애플의 말도 안되는 앱 심사, 갈 곳까지 갔다.

iPhone, iPod touch/News 2009. 8. 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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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Gizmodo 제공)

애플의 앱 스토어는 굉장히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임은 틀림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작한 일을 아예 회사를 차리게 만드는 사연들은 이미 많이 알려졌죠. 하지만, 이러한 앱 스토어 성공 스토리에도 어두운 면이 있었으니, 바로 애플의 말도 안되는 심사 과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길, 애플의 앱 심사는 길고도 까다로우며, 설령 기다렸다 하더라도, 말도 안된 이유로 거절당할 때도 허다합니다. 게다가, 요즘 미국의 FCC가 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일은 더더욱 커지고 말았습니다.


1) 사건의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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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전들에 있었던 사건들도 있지만, 이번 사안은 바로 구글 보이스를 둘러싼 의문들입니다. 구글 보이스란, 하나의 전화번호로 집전화, 휴대폰 등을 묶어 그 번호로 전화를 걸 때 이용자가 설정한 전화로 전화가 전달되도록 하는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입니다. 몇 개월 전에 초대 형식의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구글은 번호 관리를 위한 아이폰용 공식 앱을 애플에 6주 전에 등록했고, 이미 두 개의 써드파티 앱도 앱 스토어에 이미 올라온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애플은 구글의 앱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앱 스토어에 있던 두 개의 앱마저 카탈로그에서 없앴습니다. 애플이 제시한 이유는 '아이폰에 내장된 기능과 같은 부분이 있어서 사용자들이 헷갈릴 수 있다'는 이유였죠.
애플이 구글에게 이런 철퇴를 가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 아닙니다. 몇 달 전에도 애플은 구글 래티튜드 Google Latitude라는 구글의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는 앱 또한 거절했습니다. 래티튜드는 지메일을 쓰는 연락처 내의 사람들의 위치를 쉽게 알려주는 것인데, 애플은 역시 '구글 맵스의 시스템을 쓰는 아이폰의 지도 어플리케이션과 헷갈리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구글이 밝혔습니다. 결국, 구글은 아이폰을 위한 웹기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 했죠.

하지만, 래티튜드는 그렇다치고, 보이스의 사태는 더 심각합니다. 제일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왜 애플이 애초에는 두 개의 써드파티 앱을 승락했다가, 다시 '아이폰의 기능과 겹친다'는 이유로 다시 뺐을까라는 부분이죠. 여기서 들어오는 것은, 미국에서 아이폰을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AT&T입니다.


2) AT&T의 개입 의혹
이는 미국의 아이폰 블로거 John Gruber가 처음 말한 내용입니다:
A little reliable birdie has informed me that it was indeed AT&T that objected to Google Voice app for the iPhone. It's that simple.

믿을만한 친구가 말하기를, 실제로 AT&T가 구글 보이스 앱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간단하겠죠.
AT&T가 왜 구글 보이스 앱을 반대했을까요? AT&T가 어떠한 어플리케이션을 반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Netshare라는 테더링 앱도 AT&T의 반대로 앱 스토어에 올라가지 못했으며, SlingPlayer와 Skype도 3G 네트워크에서는 쓰이지 못하게 바꿔야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AT&T의 네트워크에 상당한 부하를 가지고 오게 되기 때문에 이해되는 이유였지만, 이번 구글 보이스 건은 말이 안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데이터 부하도 별로 없으며, 전화 등은 여전히 AT&T의 전화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AT&T에서 거절할 필요조차도 없었던 것이죠.


3) 아직 남는 의문들.
이는 애플의 독재적 앱 스토어의 문제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심사를 한 곳에서 진행하니 편하긴 하더라도, 이는 애플의 독재를 뜻하죠. 최소한 애플이 앱을 거절한 이유을 정당하게 말해주면 좋으련만, 이유마저도 너무 애매해 논란을 자아내고 있는 상태입니다. FCC의 수사로 인해 애플의 앱 스토어 독재가 끝을 맺을 지,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