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RB, "아이폰 게임에 ESRB 등급 매겨야 한다."

iPhone, iPod touch/News 2009. 6. 12. 17:26
오늘 CNET을 배회하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바로 ESRB (미국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위원장인 패트리샤 밴스가 "애플이 아이폰 게임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당연한(no-brainer) 것이다"라고 주장했다고 하네요.
이것이 기사에서 발췌한 밴스(웃기게도, 밴스라는 사람은 제가 즐겨보는 미드 'NCIS'의 국장이네요... ;;)가 한 말입니다:
"ESRB ratings empower parents to do their job... Considering the fact that the vast majority of parents are already aware of and regularly using ESRB ratings, Apple's adoption of them for iPhone games seems like a no-brainer."
"ESRB 등급은 부모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지금 부모가 ESRB 등급을 쓰는 것에 익숙하고, 또한 등급의 구분을 잘 아는 것을 미루어봤을 때, 애플이 아이폰 게임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안 그래도 국내에서도 게임물등급심의위원회가 "우리를 통해서 가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한국 앱 스토어가 게임은 빼놓고 문을 연 가운데 ESRB 위원장도 저런 발언을 했으니, 애플로서는 정말 죽을 맛이겠군요.

사실, 앱 스토어는 굉장히 폐쇄적입니다. 이 거대한 온라인 장터의 50,000여개의 어플리케이션 모두가 애플의 심사를 받고 통과한 어플리케이션들입니다. 이러한 곳에 ESRB가 끼어들려고 하면, 상황이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어플리케이션을 등급을 매기려 할 테니까요. 그러면 애플이 그들에게 따로 심사할 앱을 제공하고 그래야 하는데, 하루에 몇 백개의 어플리케이션들이 동시에 심사받는 마당에 애플로서 그게 쉬울까요?

또한, 밴스는 "이번 3.0에는 영화, 유튜브 등을 막을 수는 있지만, 게임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주장했다는데, 그렇다고 해서 또 등급이 없는 것은 아주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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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스토어에서 게임빌의 제노니아 페이지에 나와있는 등급. "9세 이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애플의 등급법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와 흡사합니다: ESRB의 'E' (Everyone), 'T' (Teen), 'M' (Mature), 'AO' (Adult Only)등급들과는 달리 정확한 나이를 따지죠. 즉, 애플은 ESRB가 할 일을 자신들이 직접 하고 있습니다.

또한, 3.0의 더 강력해진 제한 기능은 밴스의 의견을 무색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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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부모가 아이의 기기를 직접 제한을 걸어놓을 수 (암호를 걸 수 있습니다) 있게 되어 있는데, 3.0에서는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새로운 항목도 생겨나, 이렇게 등급별로 아이가 다운로드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사실 ESRB 등급에 관해서는 지난 2005년 GTA: 산 안드레스가 나왔을 때 게임의 이스터 에그가 등급을 초월하는 컨텐츠여서 심지어 미국내에서 정치적 논란까지 있었죠. (무슨 일이냐고 물으셔도... 참 난감한 논제입니다.) 애플로서는 이런 일은 피하고 싶겠죠... 그래서 제 생각에는, 애플은 밴스 위원장의 의견을 멋지게 무시해버릴 듯하네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기는..." 이러면서 말이죠. (마지막 말은 좀 심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