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새로운 도전, The Daily

iPad/Apps - Utilities 2011. 2. 7. 11:59

"뉴욕 타임스에서는 트윗이라는 단어가 언젠가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좋지 않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신문이란 단어를 금지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자연히 사라지고 있잖아요! The NYT says the word tweet may fade into oblivion. Well, that's not very nice. Twitter hasn't banned the word newspapers, and those already has faded into oblivion!"

- Stephen Colbert
미국의 정치뉴스 풍자 프로그램 콜베트 리포트 The Colbert Report를 진행하는 코미디언 스티븐 콜베트가 한 말입니다. 물론, 풍자의 의미에서 조금 과장해서 말한 감은 없지않아 있지만, 과연 아주 틀린 말일까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인터넷, 특히 트위터같은 소셜 미디어 앞에서, 신문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웹사이트를 열고 거기에 어설프게 구독 모델을 붙이는 것은 사용자 측면을 배려했다고 보기 힘든 접근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아이패드같은 태블릿 기기의 등장은 절호의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컴퓨터보다 훨씬 신문같이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니 정보가 업데이트되는대로 바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패드의 발표가 있은 후 1년이 지나서야 아이패드만을 위한 신문 앱, The Daily가 루퍼트 머독과 그의 회사 뉴스 코프 News Corp.에 의해 발표되었습니다. 그간 잡지를 아이패드에 창의적으로 옮기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그간의 신문 앱은 그냥 기존 신문처럼 보이게 하려고만 애를 쓸뿐, 아이패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잠재력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과연 The Daily가 이러한 관행을 바꿀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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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ily의 첫 메인 화면은 그날에 배달된 신문의 기사 메인 이미지가 갤러리 형식으로 배열되어 있고, 이중 원하는 기사를 쉽게 선택해 읽을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위에는 날씨정보도 보여주는데, 이는 화씨만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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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읽는 화면은 꽤 심플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끔씩 위/아래 스크롤링을 지원하며, 대부분은 오른쪽/왼쪽 훑기를 통해 페이지를 넘나들 수 있습니다. 기사 중간중간에는 동영상도 볼수 있으며, (동영상 스트리밍은 웬만한 인터넷이면 문제없이 빠르게 재생이 가능했습니다) 일부 기사에서는 90도 회전을 하면 사진 갤러리 감상도 가능합니다. 허나, 사진 갤러리의 사진들을 스크롤링할 때 세로 모드의 기사도 함께 진행되어 다시 기사를 읽어보려고 세로로 돌리면 다른 페이지에 와 있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지난 며칠간 계속 The Daily로 신문을 읽어본 결과, 뉴욕 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을 출판하는 곳답게 컨텐츠는 굉장히 충실했습니다. 신문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쿠도군이지만서도, The Daily의 컨텐츠는 굉장히 읽기 쉽습니다. 어떻게 보면 심각한 신문보다도 유머도 있는 일간지의 분위기가 더 강했습니다. 컨텐츠 중에는 아이패드만을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답게 아이패드 앱을 소개하는 페이지도 있었고, 게임 페이지에서는 보통 신문처럼 크로스워드 퍼즐과 스도쿠도 있습니다. (이 게임들은 게임 센터와 연동이 됩니다) 스포츠나 평론 섹션을 별로 안 좋아서 그 둘을 제치더라도 읽을 만한 컨텐츠가 상당히 많아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앱 스토어의 리뷰들을 보면 뉴스 컨텐츠가 빈약하다는 의견들도 많으니, 이는 어떠한 방식의 뉴스를 좋아하는가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격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현재는 버라이즌의 후원으로 2주동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주일 구독은 $0.99, 그리고 1년 구독은 $39.99으로 책정되었습니다. 현재의 무료 서비스는 앱내 구독 프레임워크가 들어간 iOS 4.3이 최종 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은 무료 기간이니 한번쯤 다운받아서 컨텐츠가 자신의 기호에 맞는지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앱 자체입니다. 앱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모두 나열하면 The Daily 자체를 너무 비하하게 될까봐 모든 것을 얘기하지는 않고, 큰 몇가지를 말해볼까 합니다.
  1. 느리다: 앱 자체의 성능은 동영상에서 보이듯이 정말 실망스러울정도로 느립니다. 메인 화면에서 스크롤링을 하는것도 3~4초 딜레이가 생기며, 특히 처음에 새로운 신문 전체를 받을 때 걸리는 최소 5분정도의 시간은 너무 깁니다. 그나마 신문을 연다면 부드럽게 읽을 수 있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멀고도 험합니다.
  2. 버그가 많다: The Daily는 버그가 많습니다. 사소한 버그들은 둘째치더라도, 곳곳에 계속 앱이 튕길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히 첫 런칭시 튕기는 현상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는 편입니다.
  3. 의심스러운 UI적 선택: 아까 위에서 얘기한 사진 갤러리 외에도, ‘이게 과연 최선이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특히, 멀티태스킹을 이용해 기사를 읽던 도중에 밖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오면 읽고 있던 기사 페이지가 불러와지는게 아니라, 메인 화면을 불러옵니다. 그것도 읽고 있던 기사를 불러와주면 좋으련만, 읽지 않은 기사를 무작위로 불러와서 가끔씩은 무슨 기사를 읽고 있었는지조차 헷갈릴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The Daily는 아직 갈길이 먼 앱입니다. 일단 버그와 속도 개선이 거의 필수적이고, 그리고 몇몇 UI 요소는 일관적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컨텐츠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보이고, 아이패드에 설치된 뉴스 앱중 엔가젯에 이어 가장 자주 보는 앱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뉴욕 타임스 앱은 설치해놓고서는 잘 보지 않는 편입니다) 신문을 잘 안 읽는 저로서 The Daily가 해낸 것은 상당합니다. The Daily가 위의 문제점을 신속히 해결한다면, 디지털 시대의 신문의 부활이란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듯 합니다.

이름: The Daily
종류: 뉴스
가격: 무료 (구독 비용 별도)
점수: 7/10